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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 : Daydream>

김 표 중, 이 한 주, 정 민 희

KIM Pyojoong, LEE Hanju, JUNG Minhee

31 AUGUST - 20 SEPTEMBER 2023

비디갤러리에서는 08월 31일부터 09월 20일까지 김표중, 이한주, 정민희 작가의 3인 기획 초대전인 <몽상 : Daydream>을 진행한다.

김표중 작가가 풀어내는 작업의 주된 소재인 ‘캐롯토피아(Carrotopia)’는 당근으로 만들어진 유토피아를 의미하며, 토끼가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이상향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다. 토끼는 본래 예민한 동물로 정신적으로 지쳐 긴장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과 닮아있다. 뿐만 아니라 토끼는 물과 그리 친하지 않은 동물이지만, 캐롯토피아 속의 토끼는 커다란 당근성과 폭포, 그리고 바닷가를 넘나들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이는 감상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그림 속 토끼처럼 숨 막히는 현실에서 벗어나 일상 속 작은 삶의 여유를 가지길 바란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한주 작가가 그려낸 상상 속 유토피아의 공간은 어떠한 풍경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재구성된 자연으로 여러 가지 판타지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곳에서의 문은 안과 밖을 차단하고 있지만, 그 경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상과 환상은 아주 멀리 있는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가진 특별함이 있고, 문을 여는 조금의 변화로 그 경계가 허물어진다. 문 앞에 잠든 고양이, 동화 속에서 나온 듯한 동물들. 작품 속 생명들은 여리지만 경계 없이 평화롭다. 이처럼 작가는 유토피아를 통해 한 차원 더 편안한 쉼, 숨, 안락함, 고요함 등을 표현하고자 하였고, 일상과 환상의 경계에서 재창조된 초현실적 공간과 시선으로 무수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정민희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구조 속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소외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익숙한 공간으로부터 순간적으로 낯설게 다가오는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찾아간다. 특히 산책 중 마주하게 되는 길게 늘어선 가로수, 그리고 도심 속 자연이라 불리는 공원 숲길 등의 장소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그러한 자연의 일부분을 확대하고 축소하며 정원을 가꾸듯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또한 일정하면서도 무질서한 자연의 패턴을 수집하고, 연결되고 끊어지는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나뭇잎 사이사이의 공간들을 찾아 그것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이렇게 반복되고, 다시 미세하게 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며 발견된 비-일상의 순간들은 외부적으로 발생되는 소외와 불안을 극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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